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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2017 상반기 현황 (취뽀!)

내일 오랜만에 면접을 본다

내일, 아주 오랜만에 면접을 보러 간다.


사실 오늘 낮까지도 면접을 가지 않으려고 했다. 면접만 보면 떨어져서 면접이 너무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많이 긴장하고 떨리진 않는데 언변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순발력이 좋지도 않아서 면접에 약한 편이다. 어쩌다 한번 잘 봤다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떨어지니까 면접 자체가 너무 무서워졌다. 봐도 떨어질 텐데 봐서 뭘 하나, 경험을 쌓는 것이 더이상 무슨 의미인가 싶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면접에 불참하려고 했다.


친구한테 답정너 해달라고 연락했다가 설득 아닌 설득을 당해서 다시 가기로 결정했다. 재택알바랑 다른 일들 때문에 준비도 많이 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오늘 하긴 했는데 내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든 면접을 갈 때 그랬듯이 떨어지면 경험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그걸로 위안삼으면서 갈 생각이다.


남자친구가 입대할 때부터 취준을 시작했는데, 이제 전역이 97일 남았다고 한다. 취준을 한답시고 날짜 챙기는 것이 잊고 있었다. 그렇게 안 간다는 남자친구 군대시계도 내 취업이 바빠서 빠르게 지나갔다. 전역이 곧 다가오는 것이 기뻐야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겁이 확 났다. 얘가 나올 때까지도 내가 취준생이면 어떡하지, 싶어서. 입대했을 때는 6개월 뒤면 되겠지, 그 뒤에는 또 6개월 뒤면 되겠지, 그 다음에는 설마 이번엔 꼭 되겠지, 그랬는데 이제는 좀 겁이 난다. 상반기는 끝나가고, 나한테 남은 건 없다. 2년은 긴 시간인데, 그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나는 아직 초라한 취준생일까봐 너무 무섭다.


아무것도 되지 않은 상태라면 그냥 정리를 해야하나 생각도 든다. 관계를 쉽게 끊을 순 없겠지만, 상대에게 걱정과 스트레스를 주면서 계속 사귀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연애를 할 시간적 여유도, 금전적 여유도, 무엇보다 심리적 여유도 다 고갈된 것 같다. 아직 닥치치 않은 상황이고,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할 거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어찌됐든 내일 면접은 잘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잠은 모자라도 좋으니 밤새 자신감은 채워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