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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2017 상반기 현황 (취뽀!)

근황



꽤 오랫동안 잠수를 탔던 나의 근황.


결론부터 말하자면
취준생 딱지를 떼지 못했다.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의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처음에는 필기 탈락, 작년에는 1차면접 탈락, 이번에는 최종면접 탈락.
내년에는 그럼 최종합격을 할 수 있으려나 바보같은 논리를 세워보기도 하고,
'이제 더이상은 못하겠어요'라고 부모님께 말하고 싶은 걸 꾹꾹 참기도 하면서
상실감의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최종면접을 잘본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관심이 많이 쏠린다는 것이 느껴져서 내심 기대를 했다.
그럼 이제 할머니께 용돈도 드릴 수 있는 건가, 이제 내 걱정 안 시켜드려도 되는 건가,
헤어져버린 사이지만 그 친구에게 영 지키기 힘들었던 소고기 약속도 맘만 먹으면 해결할 수 있는 건가,
온갖 생각을 하면서 꿈에 부풀었던 내 마음은 '탈락' 두 글자에 바람빠진 풍선처럼 축 쳐지고 말았다.

솔직히 이제는 뭘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겠다.
그 힘들다는 최종면접의 미로에 갇혀버린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1차면접에서도 우수수 떨어져버리는 나인 걸.
그렇다면 나는 '더이상은 못하겠어요'라는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인 걸까.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 건, 모든 것이 문제라서인 것일까.

눈에 보이는 결과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최종합격이라는 단어는 잡힐듯 말듯해서 답답하기만 하다.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너무....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졌다. 기다릴 또다른 결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면접에 붙는다고 취뽀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게 다시 충전되어서 그런 것 같다.

취준생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시에 무엇보다 필요한 건 희망인가보다.
잠들기 전까지 마음이 저릿저릿하더니만 지금은 많이 나아진 걸 보면 말이다.
이번에는, 아니면 다음에 또 올 때는 희망이 내 옆에 더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할머니가 더 나이드시기 전에 내 옆에 찰싹 붙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