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우울증,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블로그입니다. 저는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2015년 하반기부터 준비했지만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첫 시즌에는 우수수 서류탈락, 둘째 시즌에는 면접 탈락, 세번째 시즌에는 채용전환형 인턴을 했지만 전환에 실패했습니다. 취업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산전수전은 다 겪었다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취준생을 힘들게 하는 우울감과 무력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것은 어떤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저의 고민을 풀어내는 글이 될 것입니다.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싶기도 하구요.
처음, 둘째 시즌을 거칠 때만 해도 취업에 대한 희망이 보였고 저에 대한 자신감도 컸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되는 탈락이 이어지자 조금씩 자존감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직무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활동들을 해왔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들이 점점 직장인이 되갈 때에도 제게는 좋은 기회가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제가 가진 것들을 바꿔가기 시작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아예 다시 작성해서 서류 합격률도 올렸고, 면접에서 약하다는 것을 알고 스피치 학원에도 다녔습니다. 어려보이는 인상과 목소리를 바로잡기 위해서였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취업 후기를 읽어보고 합격한 사람들에게 상담을 받기도 했습니다. 외모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쌍커풀 수술을 고려했지만 금전적인 문제와 평생 바뀌어버릴 인상이 걱정되어 결정을 보류하고 일단 메이크업 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했습니다. 자꾸만 저를 바꿔가다 보니 '나 자신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되어야 취업을 할 수 있는 건가' 슬픈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이후로는 취업에 대한 의지가 완전히 꺾여버린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한다고 행복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듭니다. 친구들은 이제 직장인이 되었고, 한 친구는 제가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에 입사를 하고 퇴사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퇴사한 친구의 이야기와 현직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직장생활을 한다고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마음을 다잡기가 힘이 듭니다. 나를 힘들게 만들 일을 위해 2년간의 시간을 허비하고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의 돈을 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사업보다는 직장인이 되는 것이 더 편한 길일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만의 필살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구요. 지금까지 제가 하고 싶다고 생각해온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꺾여버린 의지와 사그러든 자존감은 잘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취업준비 초반의 의지를 다시 불태울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하는 것, 부족한 점을 찾아서 더욱 채워가는 것 등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저의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취업이 아니더라도 나를 가슴뛰게 하는 진짜 꿈이라든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진심으로 토닥여주는 누군가라든가, 아니면 세상이 뭐라 해도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기애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것을 살아가면서 키워오지 못해 지금 더 힘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하소연이군요. 만약 이 글을 보는 취준생분이 계시다면 글로나마 토닥토닥해드리고 싶습니다. 감히 조언을 할 입장은 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동병상련의 느낌으로 제 글을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주변에 취준생 가족이나 친구, 애인을 두신 분이 계시다면 그저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전형의 합격 여부를 물어보는 것은 초반에는 관심이 될 수 있지만 나중에는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이 격려인 줄은 알지만 나무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질책하는 표정이나 말은 정말 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정신력이 약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취업준비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 믿었던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정말 삶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노력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100% 알 수 없는 법입니다. 섣불리 남의 삶에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은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가까이에 머무는 방법일 수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직 취업준비생의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해서 인가요. 이 우울감을 어떻게 극복하면 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겠습니다. 그걸 알았다면 지금 이렇게 있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주변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글입니다. 아무쪼록 제가 이 우울감을 빨리 극복해서 다시 건강한 정신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을 가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 같습니다. 조금씩 취업준비생의 일상을 살아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결국은 또 노력이네요. 지겨운 말이고 이제는 너무 퇴색되어버린 말이지만 결국엔 노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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